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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he said

2025년 9월 21일
2분 분량

할머니랑 살 때,

그렇게 식는다고 빨리 들어와서 밥 먹으라 해도 그놈의 고무줄이 너무 재미있어서 한참을 놀 것 다 놀고

그러고 들어가서는 생선이 다 식었다고


"할매랑 할배 느그도 이렇게 식은 거 먹었나?"


라는 한 대 맞을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곤 했다.


그러면 그렇게 기가 센 여장부 할매가 한숨 한 번 쉬고 다시 생선을 숯불에 구워서 따뜻하다 못해 혀가 델 정도로 해서 살을 한 점 한 점 큼직하게 떼서 후후 불어 먹여주곤 했다.


그러면서 할머니가 그랬었다.


"괘씸한 가시나.

니 잘 들어라.

니 내가 해주는 거 보다 더 잘 해주는 놈 만나서 결혼해야 된데이.

외할매 보다는 더 잘 해주는 놈이 기본이다. 알긋나"



할머니랑 국제시장을 자주 갔다.

나는 어려서도 물욕이 그리 많았으니까... 시장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신났는데

마음에 드는 점퍼가 두 가지 색상으로 있으면 둘 다 사내라 조르고 할머니는 또 욕을 하면서도 사주곤 했다.


"잘 들어래이.

니가 뭐 산다카는데 토 다는 놈 만나면 안 된데이. 여자가 뭐 좀 산다는데 영수증 요래 들이다 보고 이런 쫌팽이 같은 놈은 갖다 버리는기 맞데이."


나는 왜 살다가 불쑥 불쑥 예고도 없이 한번씩 할머니를 만날까.

가끔 할머니 이야기를 해 주면 애들이 그렇게 좋아한다.

세상 힙한 할머니라 한다.


할매,

너무 놀랍지 않나?

내가 나이가 쉰이야...

징그럽제.


그래도 할매가 말했던 못쓸만한 손이랑 결혼하지는 않았는 갑다.


나는 철 들어서 두 개 마음에 들면 하나 고르려고 노력하는데 내랑 사는 오빠야는 두 개 다 사라 한다.

인생 뭐 그리 고민하고 사냐한다...

귀찮아서 새우 안 사면 사서 구워주고 지가 다 까준다.

피아노 치는데 손목 나가면 안 된다고 무거운 청소기 절대 못 들게 한다.

이 정도면... 나는 좋은 놈 만났다 생각하고 살아야겠제?


하...

나는 가끔 마음이 시끄러우면 인간 없는데 가부좌 틀고 앉아서 할매라면 뭐라고 말해줄까... 그런 생각을 한다. 너무 오래, 그리고 자주는 생각 안 할라고... 그러다 보면 못 본지가 몇 십년인데 아직도 보고 싶으니까.

그리고 난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바나나를 싫어하게 되었다.

할머니가 사주던 바나나 만큼 맛있는 바나나가 없어서...


가끔 내가 딸들한테 하는 소리가...

불현듯 할머니가 내게 했던 소리라는 것이 떠오를 때가 있다.

나는 참 쿨한 할머니를 가졌구나.

물이나 끓이지

속은 끓이는 거 아니라고 우리 할매가 말했었으니까... 그렇게 살아야지..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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곰곰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.

미국 살 때, 정말 힘들었다. 돈으로... 말만 미국 회사이지 직원 대부분이 한국인인 패션 회사를 다니면서 월급으로 2500불을 받았는데, 렌트비가 1200불이니까 남는 돈 1300불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지. 자동차 보험료, 건강 보험료, 핸드폰비... 그런 기본 비용 제일 저렴한 플랜으로 하고도 남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하루에 세끼를 먹는 것도

 
 
 

댓글 2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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jokesky
2025년 9월 26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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할머니 멋지셨네요. 물이나 끓이지 속은 끓이는거 아니라는 말이 참 좋네요. 본인도 다 지나온 경험에서 나온 말일텐데... 할머니의 어록이 더 궁금해지네요 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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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azelle Di Crollalanza
Hazelle Di Crollalanza
2025년 9월 26일
답글 상대:

그쵸,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지... 이상하게 할머니가 했던 말들이 자꾸 생각이 나요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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© by Hazelle Di Crollalanza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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