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95780 spin off (7)

그렇게 물난리로 정말 한 일년을 수시로 괴롭히더니... 희한하게 별 수리도 한 게 없는데 물 난리가 그쳤어. 그게 정말 이유가 있는 거라면 어떻게 저절로 나을 수가 있어? 이게 무슨 넘어져서 멍든거라면 시간 지나 낫는다 치자...

그게 물러가고 나니까 이런게 또 있었어. 한 종류의 벌레가 끊임없이 나와.

처음엔 거미였어. 진짜 거미줄을 매일 매일 구석구석 걷어도 그 다음날 되면 또 엄청나.

이 거미들을 일꾼으로 고용해서 천 공장을 차릴까 싶을 정도야.

거미죽이는 폭탄(?) 같은거 아침에 터뜨려놓고 하루종일 밖에 나갔다 오면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많은 거미가 죽어 있어. 근데 그것도 좀 있다가 저절로 수그러들어.

그다음은 개미, 그다음은 피네즈(한국말로 뭔지 모르겠는데 죽이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 벌레) 하... 개미가 얼마나 징그러운지 알았잖아. 심지어 개미 알덩어리?가 집에 있는 거 보고 기절하는 줄. 난 그 이후 개미가 제일 싫어.


벌레 소동이 좀 잠잠해졌을까?

그때쯤... 정말 말도 안되게 많은 두더지가 이 코딱지만한 정원에 몰려들어. 아침에 일어나면 마당에 볼록볼록 진짜로 옛날에 그 두더지잡기 오락 생각남.

두더지가 겁도 없이 기어나오다가 마주친적도 있는데 혹시 두더지 진짜로 본 적 있어?

세상 드럽고 징그럽게 생겼어. 그때 맨날 비명 지르면서 살았던 듯... 너무 너무 징그러워.

다음엔 어디서 나타난건지 도마뱀이 그렇게 나오고, 그 다음엔 우리 동굴에 박쥐가 살질 않나 가끔 하늘에서 뱀이 떨어져.

왜 이사 안갔냐고? 가려고 수도 없이 해봤어. 집을 사려고도 돌아다녀보고 우선은 나가자며 렌트를 구해보기도 하고... 내 블로그 이웃들은 알거야. 내가 그때마다 집 보러 다닌다고 사진도 보여주고 했거든.

그런데... 절대 안 나가져... 뭐가 정말 꽉 잡고 있는 것 처럼.

그리고 점점 집주인이 더 의심스러워졌어. 우리가 집 보러 가는 이야기를 하면 갑자기 다음날 선물을 주거나 너무 친절해. 집도 막 손보고


우리 이사올때 실버푸들 강아지을 입양했었거든? 그 개가 이 집에서 점점 미쳐가는거야.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보면서 환장하게 짖고, 겁에 질려서 오줌싸고 구석에서 벌벌 떨고...

그러더니 급기야 자꾸 가출해. 어떻게 기어나가는지도 모르겠는데 온 동네 다른 집에 가서 제발 여기서 살게 해주세요 읍소를 하고 다님.

기가 차더라고.

키우는 개가 꼴보기 싫은 것도 처음. 그런데 점점 그런 생각이 들었어. 얘 진짜 우리집에서 무서워서 못 살겠나보다...

우리가 한국 갈때 두 달간 옆동네 할머니한테 얘를 맡겼었는데 돌아와서 찾으러 갔더니 우리 보고 짖고 저리 꺼지라고 그 집은 너네나 가라고 난리 법석.

그래도 데리고 왔었는데 얘가 가출해서 꽤 먼 그 할머니집으로 계속 감.

결국은 할머니가 자기 달라고 자기가 키우고 싶다 해서 그 집으로 보냈고 지금도 거기서 잘 살고 있어. 그 동네에서 가끔 마주치면 이제 우리보고 안 짖더라. 반가워해줘.

개도 못 사는 집 우리도 나가야지. 또 한차례 들썩이는데


선택지가 그리 많지는 않아. 파리로 다시 가려면 다섯 식구가 들어갈 큰 평수는 엄두도 못 내겠고, 돈이 너무 들잖아. 지금 사는 곳에서 너무 먼 곳으로도 못 가. 애들 학교도 있고....

근처에서 구해보려니까 자주 집이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. 그래도 렌트던 매매던 나오는대로 약속 잡고 가잖아?

그러면 한 번은 출발하려는데 이상해서 보면 타어이가 완전 터져서 납작해져 있고

또 한 번은 집에서 나가려다 완전 자빠져서 피보고

그리고 한 번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걸로 남편이랑 대판 싸워서 안 나가고...

설령 보러 갔다 해도 집이 너무 마음에 안 들고, 마음에 들어서 들떠 집으로 오면 분명 나쁜 일이 생겼어. 점점 의욕도 없고 그냥 우리는 이 터에서 같이 지박령이 되어야 하나...

체념하잖아? 그럼 또 갑자기 좋은 일들이 생겼어.

이 집은 그냥 귀신이 우글거리는 무서운 집이라기 보다... 그냥 터가 살아 있어...

그 증거를 또 몇 회 이야기 후 보여줄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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95780 spin off(6)

그 검정 드레스 여인이 사라진 건 맞는 거 같았어. 이후엔 좀 잠잠했거든. 한동안 소강기가 왔지. 그래도 불안하더라고. 또 돌아오는 거 아냐? 이런 생각... 말했듯이 나는 겁이 많긴 하지만 항상 근원이나 이유를 파는 편이야. 그게 진짜 겁쟁이라 그런거 같아. 그냥 넘어가면 더 무서워. 동네 도서관을 갔더니 출판사도 저자도 없는 그런 책들이 꽤 있는데 그

 
 
 
95780 spin off(4)

자끄 이야기는 그걸로 끝이야. 우리집에 다시 오지 않았어. 떠난 영은 다시 돌아오지는 않더라고. 그런데 말이지. 자끄는 정말 무해하고 레벨 0급이야. 걔가 한 거라곤 우리 놀라게 한거랑, 배터리 없는 애들 게임기 소리내면서 가지고 논 거, 애들 인형 갖고 놀다가 이상한 데다가 둬서 한참 찾게 만든 거, 남편 요리할떄 한번씩 나타나서 심장 내려앉게 한 거..

 
 
 

댓글 2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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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eeyoujin_29
5월 17일
별점 5점 중 5점을 주었습니다.

이북 후기: 예상과 달리 상진아저씨 비중이 트러플 감자칩의 트러플 함유량같았지만 그는 금방 잊혀도 무방했읍니다, 왜냐면 주인공의 두뇌회전 원맨쇼 덕에 전래동화급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스크롤을 내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ㅋㅋㄲ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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넘 아름다운 동네인데, 저렇게 사연있는 집도 있고 사람도 있고... 신기... 동네분들 군상 보면 사람 사는 건 비슷하구나 싶고 그래서 귀엽기도ㅋㅋ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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답글 상대:

ㅋㅋㅋ 그 무당매니아 친구는 사실 다른 스토리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데 그건 책까진 아니고 한번 찌끄려 보는 걸로^^

이 동네는 살수록 인간들이 얼마나 무섭나를 절실히 느끼게 해주죠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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