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녀가 열 다섯이 되었다
- Hazelle Di Crollalanza
- 2024년 11월 24일
- 1분 분량


열 다섯쯤 되면
애가 다 컸겠지
좀 더 성숙하겠지
태도도 고치고 말도 좀 줄고 의젓하겠지...
개뿔
그것은 나의 착각
그리고 순전히 나의 잘못
오십이 다 된 나도 철 안 들었는걸 뭐
나도 열 다섯엔 온 몸이 화와 불만으로 똘똘뭉쳐 담이 걸릴 정도였는데 뭐
그러니까 인간이지
마치 나는 그렇지 않았던 것 처럼
마치 나는 이제 다 성숙해진 것 처럼
그렇게 가장 이해해야 할 딸을 평가하고 있지
대체 또 무슨 선물을 안겨야 하나
쉬운 것을 택했지
너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니까
가장 갖고 싶어하는 브랜드인 파버 카스텔의 데상 셋트쯤이면 좋아하겠지
공부쟁이니 데스크 용품을 좋아하겠지
문구류 꾸미는거 한참 좋아하는 고딩이지 내 눈엔 쓰레기더라도
각종 스티커에 포스트잇 그것도 셋트면 좋아하겠지
명목은 둘째 동생이
셋째 동생이...
결국 한지갑에서 나오는 선물을 준비해 두고
혹시라도 마음에 안 들어할까
불안해 또 데리고 나간 쇼핑몰
선머슴도 여자가 되어가나보다
작년이였으면 손사래 쳤을 비비안웨스트우드를 제안하니 활짝 핀 얼굴을 하고 성큼성큼
사양 한 번 하지 않고 들어간다.
그렇게 온학교에서 필수템이라는 오비트 목걸이를 목에 걸고
환하게 웃는 너를 보니
열 다섯 맞네...
15 년이란 시간동안 한번도 본적없지만 그래도 매일이다시피 보고 있는 나넷 너무너무 ~예쁘게 크고 있구나
생일 전심으로 축하해 🎉